기러기
메리 올리버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 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들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꽥거리며 달뜬 목소리로-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이것저것 편애하는 짓을 자주 하다보니까 요즘 들어서는 시간마저도 편애하더라구요.
감이 옵니다. 지금은 좋은 시절이다, 라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들 때는 아낌없이 그 시간을 즐겨요.
그 다음에는 분명히 괴로운 시간이 찾아오죠. 그때는 인간답게 살짝 괴로워해주시고.
그러고 나면 확실히 또 좋은 시절이라는 느낌이 찾아오죠. 그땐 다시 또 아낌없이. 남김없이.
모두모두 다른 날들이니, 자기 삶을 세세하게 구체적으로 편애하시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일에는 감정을 아끼지 마세요. 사치스럽게."
"세계의 끝 여자 친구" 작가 김연수 인터뷰중....